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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제쳤다”…미국,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등극…국내 재고는 4주 연속 감소

서정민 기자
2026-05-04 06: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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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막히면서, 전례 없는 규모의 미국산 원유가 전 세계 소비국으로 쏟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주 동안 유전과 저장 시설에서 2억5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해외로 수출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알래스카와 멕시코만에서 실린 미국산 원유는 일본, 태국, 호주 등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국가들의 에너지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쟁 전 원유 및 연료 공급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했던 일본은 6월 선적·8월 도착분으로 이미 최소 800만 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와 한국의 수요 역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수출량은 미국 내 공급 완충 장치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위험 신호를 동반한다. 원유와 연료 총재고는 4주 연속 감소하며 과거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초긴장 상태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쟁 발발 이후 약 50% 급등해 지난주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소매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4.4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도 변수다. 멕시코만의 수출 명목 처리 능력은 일일 1000만 배럴로 평가되지만, 실질적으로 지속 가능한 상한선은 약 600만 배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 내 석유 생산량도 일일 약 10만 배럴 감소했으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 임원들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증산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 급증을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미국의 에너지 패권이 역설적으로 한계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미국산 원유 공급이 임계점에 달할 경우 글로벌 원유 확보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며, 이 문제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